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선택의 미학The Aesthetics of Curation

  • 내추럴 와인 Natural Wine
  • 사케 Sake

1.

얼마전에 T가 내게 작년에 빌려간 책을 돌려주면서, 늦어서 미안하다며 헤르만 헤세의 페터 카멘친트를 선물로 함께 주었다. 전에 홀린 듯 사서 읽었는데 참 좋았고, 왜 좋냐고 물으면 주절주절 늘어 놓을 이야기야 많았지만 책 자체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내용을 떠올리기 어려웠다. 어제 오늘은 종일, 그저께 Y가 자신의 타고난 기질 때문에 삶이 괴롭더라도 더 생생하게 삶을 감각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결국은 자기 자신을 인정해버리고야 만다는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. 페터 카멘친트를 다시 읽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'이 책 정말 좋아'라고 떠들고 다녔던 몇몇 책들 (길 잃기 안내서, 두 해 여름, 손택의 책들)과 함께, 더 생생하게 삶을 감각하고 싶다는 욕망을 주는 책들의 리스트에 끼워넣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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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을 선물해 주는 사람들이 좋다. 할 말이 많지만 이 것으로 대신할게, 같은 느낌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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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

그러나 모든 것은 달라졌다. 벌어진 일과 벌어지지 않은 일을 비교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리라.

페터 카멘친트의 나오는 이 문장이 나를 사로잡았다. 어제인지 그저께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. 지하철인지 버스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대중교통이었던 것 만은 확실하다. 이 문장을 열 번 넘게 되뇌어 읽었다. 벌어진 일과 벌이지지 않은 일을 비교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. 불확실한 기대에 미래를 걸지 말기. 확실한 장치를 만들기. 이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다.

DJing is less about making music than discovering relationships between music that already exists.

Selection is both a statement of taste and an edit of time. Mood and memory are joined anew between the end of one track and the beginning of the next.